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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diary/분교 이야기

개인 과외 같은 시골 작은 학교 우리반 그리고 이해하기 힘든 아이들의 심리

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시골 작은 학교로 근처 꽤 마을이 있지만 학생 수가 진짜 적다.

특히, 내가 맡고 있는 반은 총 3명의 아이들이 있는 초소규모 학급인데(그나마 우리 반은 다른 학급에 비해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그중 2명이 교외체험학습을 내고 안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이런 경우가 더러 있기도 했었다.)

 
 

3명 중 두명의 학생이 교외체험학습으로 며칠간 학교에 오지 않고 유일하게 등교한 학생!

 

 

평소에 정말 말을 안듣고 공부도 안하는 녀석인데 이상하게 다른 아이들 없이 혼자 있으면 착해지면서 공부도 열심히 한다.

 

 

3명이 함께 있을 때는 본인이 뒤처진다는 것을 알아서 그러는지 공부 시간만 되면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을 가거나 아니면 하품을 하면서 조는 것이 일상이며 학습 활동을 하더라도 안하거나 대충하는 녀석인데 혼자 있으니 꾀를 부리지도 않고 정말 열심히 뭔가를 하려고 한다.

 

 

이렇게 생활하면 금방 다른 아이들과 비슷한 수준이 될 수 있을텐데 왜 함께 있으면 그렇게 하지 않는지 교육학적으로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는다. (아마 공부에 대한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다고 3명이 함께 있을 때 혼자 남겨 보충 수업을 하면 그때는 또 힘들어하면서 대충 시간을 보내고 얼른 그 순간을 벗어나려한다.

 

 

도대체 이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아이의 마음은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참 난감하다.

여하튼 매번 꾀만 부리고 도망만 가려던 녀석이 친구들 없다고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니 귀여워 보인다.

 

 

보너스로 쉬는 시간에 포켓볼을 함께 쳤는데 지나가던 교장선생님께서 아이에게 당구 자세를 가르쳐주니 곧 잘 따라한다.

 

 

혼자 있으면 친구들이 언제 돌아오는지 물으면서 너무 기다리지만 그렇다고 친구들이 오면 반갑다는 내색은 하지 않고 괜히 트집잡아 싸우기만 하는, 참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꼬맹이이다.

 

 

큰 학교에 있는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적어 너무 편하겠다고 말하지만 경험상 큰 학교(옛날 신설학교가 생기기전 과밀학교, 학급에 있어 50학급의 30명이 넘는 반을 맡은 적도 많이 있었다.)에서 근무할 때나 작은 학교에 근무할 때나 힘들기는 비슷비슷한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