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diary/분교 이야기

코로나와 법정 전염병 그리고 출석인정결석의 오해

메모쌤 2024. 8. 31. 07:00

 
 
2학기 개학 전 일요일 반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감기가 너무 심해서 코로나 검사를 해야하기 때문에 내일 결석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었다. 
 
요즘 코로나 확산세가 워낙 심해지고 있었기에 알겠다고 이야기하며 행정적인 절차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줬다. 
 
 
예전 코로나가 심했을 때는 학교 등교하지 않을 때, 간단한 문자 및 진단 키트 등만 있어도 출석 인정이 되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만약 코로나가 양성이라면 병원에서 안내를 해줄 것이기 때문에 진료 확인서를 가지고 오라고 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했을 때, 결석 처리가 되지 않는 출석 인정 결석 처리가 가장 좋았기에 나는 이런 방법을 알려주었는데 소통에서 문제가 생겼나보다. (가끔 결석처리로 그냥 해달라고 하시는 부모님도 있다.)
 
 
개학 날, 학교에가서 담당 선생님에게 코로나에 관련되어 물어보니 지금은 코로나 검사로 인해 출석인정 결석이라는 내용이 공문에 없어졌다고하며 잠시라도 학교에 등교해야 출석이 인정된다고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인근 보건교사에게 물어보니 코로나 검사의 경우 아직 해당되는 것(출석 인정 결석) 아니냐고 하는데 담당선생님의 말에는 공문의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빙성이 있어보인다. 
 
 
결국 아픈 아이에게 다시 전화해보니 코로나는 아니라고 했다. 우선 아이에게 학교에 잠시 들러야 결석은 안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니 알겠다고는 한다. 하지만 나도 이 행정이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리고 아이가 학교에 왔다. 그런데 진료확인서가 아닌 코로나 키트를 가지고 온 것이다. 분명 아이와 이야기를 할 때, 그리고 문자 연락을 할 때, 키트 이야기를 하길래 키트가 아닌 진료확인서나 소견서를 가지고 와야한다고 했는데 어디서 어긋난 것일까? 또, 병원에서 코로나 검사를 한 것이 아니라 집에서 했으며 병원에서는 폐렴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에서 갑자기 폐렴?
 
 
코로나가 아니 폐렴, 다시 일이 복잡해졌다. 인근 보건교사에게 연락해서 폐렴이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니 전염성이 있다는 말이 들어가면 출석인정결석이 가능하다고 이야기 하기에 학부모님에게 연락해서 증상에 대해 의사에게 문의해달라고 요청했다. 
 
 
한참 지나 학부모님의 연락이 왔고 전염성이 강하다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이제 출석인정이 문제가 아니라 학교 등교 자체가 문제가 되는 시점이다. 전염성이 강한 폐렴인데 학교에 온다? 제지할 방법은 없지만 조금 난감한 상황이다. 
 
 
하지만 교사는 상황이 이렇다고해서 학교에 오라마라할 수 없다. 
 
 
다시 학부모님에게 연락하여 상황이 이렇다고 이야기 하면서 전염성이 강한 질병은 출석인정결석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학부모님께서는 선생님이 하자고 하는대로 하겠다고 하지만 이것 또한 참 난감한 일이다. 여기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 자칫하면 내 목줄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다행스럽게도 학생은 이틀간 집에서 치료를 받고 등교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그리고 치료 후 다시 병원을 찾아갔을 때, 꼭 전염성이 있거나 마이크로플라즈마라는 병명이 있는 소견서, 진료확인서를 가져와달라고 했다. 
 
 
이틀 후, 아이가 병원갈 시기가 되었을 때 다시 연락을 했다. 병원 진료를 받고 있으며 많이 나았다고 하는 것이다. 잘되었다고 이야기하며 또 소견서에 들어가야할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보통 의사의 의견은 진료확인서에 잘 나오지 않고 소견서에 잘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등교 날, 서류를 가지고 왔는데  의사 소견서가 아닌 진료확인서였다. 그리고 진료확인서에는 상세불명의 폐렴이라는 말만 적혀 있어 출석인정결석이 어렵다고 한다. 난감한 일이다. 
 
 
병원이 집 근처라면 그냥 가서 떼오면 되겠지만 시골 지역이다 보니 차로 15~20분을 나가야 병원을 갈 수 있다. 그런데  종이 한 장 때문에 이렇게 번거로워야한다는 것이 참 난감하다. 
 
 
아이에게 분명 전 날에도(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당일에도 전염병이 있는 의사소견서라고 했는데 왜 진료확인서냐고 물어보니 눈물부터 보인다. 도대체 이 상황은 무엇일까?
 
 
결국 다시 잘 이야기해서 전염성 있는 병명이 적혀 있는 진료확인서 또는 전염성이 강하다는 의사 소견서 중 하나를 다시 가져와야 출석인정결석이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이 부분을 부모님께 잘 전달하고 혹시 의문이 나면 바로 전화하라 했다. 
 
 
그리고 당일 저녁 화상수업을 하면서 또 이야기해보니 잘 전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7시 갑자기 학생 아버님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이 부분에 대해 묻는 것이다. 나는 학생이 출석인정결석을 하고자 한다면 전염성이 있다는 소견서 또는 진료확인서가 있어야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결석으로 처리될 수 밖에 없다고 말씀드렸다. 부모님께서는 알겠다며 말하기는 하는데 뭔가 안좋은 느낌이다. 
 
 
 
분명 어제 다 잘 이해하고 전달했다고 했는데 왜 다음날 아침에 연락이 온 것일까? 
 
 
 
아이를 위해서 이야기한 출석인정결석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이럴줄 알았다면 그냥 결석처리하는 것이 다 나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이번에 또 어떤 서류가 돌아올지 모르겠지만 내 입장에서도 참 어려운 일이다. 이번에도 서류가 잘못되면 또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얼마나 짜증나는 일일 것인가! 
 
 
어렵다, 어려워!